낮은 곳을 위해 생각하고 실천하는
따뜻한 사회
공동선을 이룩합시다.
| 회사 소개 | 게시판 | 구독 신청 | 관련 사이트   
- 기사 검색
- 기사 분류
  (공동선 단행본)
  (공동선 알림)
  공동선 강론
  공동선을 열며
  공선옥의 풍경과 사
  권두인터뷰
  그 사람
  글 하나 마음 열
  기타
  길 위의 명상
  나의 길
  나의묵상
  대화
  문화
  민들레국수집
  성공하는 협동조합을
  성찰하는 삶
  세상읽기
  아름다운 사람
  어머니
  연재
  이사람
  인터뷰
  일상의 이면
  조광호신부 그림
  탐방
  특집
  후원안내
- 공동선 과월호 리스트

《이전 페이지로 이동》
통권 155호【공동선을 열며】『 나의 구원? 하느님 나라 건설! 』 - 김형태 -
<공동선을 열며>

나의 구원? 하느님 나라 건설!

김형태 / <공동선> 발행인, 법무법인 <덕수> 대표변호사

공항 입국장에서는 누구나 영화 주인공이 됩니다. 마중 나간 이들은 이제나저제나 눈이 
빠지게 출구를 바라보지요. 그러다 기다리던 가족이나 친구, 그리운 님이 나타나면, 수줍
은 이들은 멀찍이서 손을 흔들고 또 어떤 이들은 달려가 얼싸안기도 합니다. 그저 바라보
기만 해도 흐믓한 풍경입니다.
얼마 전 외국 사는 외손주 녀석이 왔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공항은 괴괴하더군요. 출구를 
빠져나온 땅꼬마 녀석은 예년 같으면 “할아버지”하고 달려와 안겼을 터인데 이번에는 내
가 안아주려고 달려가도 오히려 요리조리 피해 달아나는 거였습니다. “아니 요 녀석이?” 
“할아버지, 저 만지면 안되요. 저 열 밤 동안 할아버지하고 떨어져 있어야 해요.” 그래, 여
섯 살짜리 네가 하느님 까불지 말라는 전 아무개 목사보다 낫구나.
하루는 녀석이 방바닥에 붙은 날벌레를 손바닥으로 탁쳐서 잡길래 “야, 쟤도 살고 싶지 않
겠냐, 살아있는 목숨은 죽이지 마라.” 부처님 말씀을 읊었더니 녀석은 그럼 사람을 죽인 
악당도 살려줘야 하는 거냐고 물었습니다. “당근이지.” 말하기가 쉬워서 손주 녀석에게 척
척 모범답안을 가르쳐 줬지만 사실 나 자신은 그리 못하고 있지요. 전 아무개 목사가 남 
생각 안하고 사람들 끌어 모아 정치집회 열다가 코로나 걸렸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마음
속에 슬며시 못된 생각이 떠오르더군요. ‘그 거 참 쌤통이다. 그래, 당신이 코로나로 엄청 
고생을 해야 당신 신도들이 제 정신을 차릴 거야.’

엊그제 아침. 마당 한구석 수세미 넝쿨 거미줄 앞에서 직박구리 새가 한참을 제자리에서 
날더니 커다란 연두색 거미를 낚아채서 날아갔습니다. “저 못된 새 잡아서 구워 먹어야겠
다.” “할아버지, 그건 좀 아니잖아요. 살아있는 목숨 죽이면 안 된다면서요.” “저 새는 거
미를 먹어야 사는데 거미를 살리려면 새를 죽여야지.” “할아버지, 그럼 저 새를 집안에 데
리고 가서 우리가 먹을 걸 주면 되잖아요.” “그래, 네 말이 맞다.” 
졸지에 이른 아침 우리 집 마당은 60년 가까이 나이 차 나는 손주와 할비 사이에 이 고된 
세상사를 논하는 도량道場이 되었습니다. 돼지며 쌀알이며 남을 먹어야 살고, 남하고 경
쟁해서 이겨야 좋은 자리 시집 장가도 가고 직장도 얻는 이 무정한 세상에서, 그래, 부디 
어른이 되어서도 그 마음 잘 간직하거라. 녀석은 이제 인생 고민의 시작이고 나는 60여년 
세월 해온 그 고민의 답을 어렴풋이 알 것도 같은 자리에 왔습니다.

많은 이들이 이 고민의 답을 찾으려고 종교에 귀의합니다. 나는 어찌해야 이 유한한 세상
을 넘어설 수 있을까. 이 개체의 유한성을 넘어서는 걸 기독교에서는 구원이라 하고 불교
나 힌두교에서는 해탈이라 부릅니다. 하지만 공관복음에 나타난 예수님의 관심사는 이 개
체 ‘나의 구원’이 아니라 이 험한 세상에서의 ‘하느님 나라 건설’입니다. 남을 ‘나보다 더’
는 아니라도 ‘나만큼’은 사랑하는 일. 예수님께서는 이 일이 결코 쉽지 않다는 걸 잘 아시
고 하느님 나라를 자그마한 겨자씨에 비유하셨습니다. 그리고 이 겨자씨를 세상에 뿌려 
하느님 나라가 뭇 사람들을 품을 만큼 큰 나무가 되게 하려고 애쓰다가 종래에는 당신 목
숨까지 내어놓으셨지요.
그런데 예수님을 따른다는 많은 기독교 신자들이 거꾸로 오로지 이 개체 ‘나’의 구원에만 
목을 맵니다. 그들은 예수님이 나의 구세주이심을 마음으로 믿고 그걸 입으로 고백하면 
이 ‘나’는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는 마술 주문을 반복합니다. 코로나에 이웃들이 희생되든 
말든 열심히 나의 구원에만 매진하는 저 전 아무개 목사나 그를 따르는 불쌍한 우리 형제
들이 그러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누구든지 내 뒤를 따르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마르꼬 8, 34)하셨는데, 오로지 나, 나, 나의 구원만을 생각하는 이는 그 정반대 길
을 가는 거겠지요. 
우리 집 지하실 거미줄에 귀뚜라미 한 마리가 걸렸는데 놀랍게도 같이 있던 다른 귀뚜라
미 하나가 친구를 구하려는 건지 제 목숨 걸고 거미줄로 뛰어들더군요. 그저 숨죽이고 이
걸 지켜보기만 하는 녀석들도 있었구요.
《이전 페이지로 이동》

Copyright(C)2003 by 도서출판 공동선 All rights reserved.
서울시 강남구 강남대로 442 흥국생명빌딩 7층 Tel : 02-558-2746 Fax : 02-557-4176 사업자등록번호 : 대표이사 : 김형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