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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권 144호【공동선을 열며】『 이렇게 기도할 일입니다 』 - 김형태 -
<<공동선을 열며>>

이렇게 기도할 일입니다

김형태 / <공동선> 발행인, 법무법인 <덕수> 대표변호사

자정을 넘어 오전 1시 반. 책상 위 핸드폰이 징징거립니다. 잠이 오지 않아 그저 눈을 감
고 누워있던 나는 전화를 받지 않았습니다. 또 어느 주정뱅이 친구가 제 술에 겨워 이 오
밤중에 나오라고 전화를 하는 게지.  
전화는 간격을 두고 한 시간여를 계속 징징댔습니다. 아이고, 저런 미친 녀석. 그런데 그
게 아니었습니다. 새벽 3시 무렵 같은 동네 사는 여동생이 다급한 목소리로 문을 두드렸
습니다. “오빠, 왜 전화를 안 받아? 병원 응급실에서 나한테 전화가 왔어.” 아들 녀석이 응
급실에 있는데 현재 상태는 말해줄 수가 없으니 빨리 병원으로 오라는 거였습니다. 
한 순간에 지옥이 몰려왔습니다. 이른 새벽의 간선도로는 휑하니 뚫려 있었지만 여동생
이 모는 차는 하염없이 느리게 느껴졌고, 내 머리 속에는 별의별 생각이 다 떠올랐습니
다. 마음을 겨우 다잡아 평정을 찾아가는 참이었는데, 몸은 마음과 달라서 자꾸 구역질이 
났습니다.
“높은 데서 추락했다는데, 이마와 얼굴 머리뼈에 둥그렇게 금이 갔지만 내출혈이 없고 의
식이 있으니 정말 천운입니다. 허리며 다리 부러진 데도 없구요.” 의사 선생님의 이 말 한
마디는 나를 지옥에서 천당으로 데려갔습니다. 
아아, 세상에,‘아들’이란 말이 이리 무서운 말인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우리네 삶은 정말이지 간발의 차이로 천국과 지옥이 갈립니다. 
있지도 않고 있지 않은 것도 아닌, 공空한 피조물의 실상.
용균이 어머니도 나처럼 새벽길을 허위허위 달려갔습니다. 경찰서로부터 전화를 받고 구
미에서 태안 병원까지, 머나먼 지옥의 길이었습니다. 응급실에서 아들 이름을 찾았지만 
없었습니다. 아들은 영안실에 누워 있었고, 의사 선생님은 어머니에게 아들 마지막 모습
을 차마 보여 줄 수가 없었습니다. 스물 네 살 꽃 다운 나이의 아들이 머리와 몸 따로였
고, 등은 온통 컨베이어 벨트에 갈려서 타버렸다니. 
오오, ‘어머니’란 말이며 ‘아들’이란 말이 이 세상에 없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십자가에서 
내려진 아들 예수를 안고 있는 어머니 마리아의 심정이 그랬을까?
아들 용균이는 카톡 아이디가 “가정행복”이었고, 그렇게 효자였답니다. 
아들은 석탄을 때서 전기를 만드는 발전소의 비정규직 노동자였습니다. 매일 밤, 석탄을 
운반하는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2킬로 미터가량을 오가며 아래로 떨어진 석탄 부스러기
들을 퍼올리는 일을 했습니다. 회사에서는 손전등도 지급하지 않아서 휴대폰 불빛을 비추
어 가며 작업을 했습니다. 
어머니가 들어가 본 석탄가루 날리는 아들 작업현장은 도처에 사고위험이 널려 있었습니
다. 안전을 위해 마련된 손잡이 난간은 작업 중에는 오히려 추락위험이 있어 잡을 수가 없
더랍니다. 그리고 컨베이어 벨트에 끼일 위험이 있는 범위 안에 사람이 들어가면 기계가 
자동으로 멈추거나 최소한 멈출 수 있는 안전줄이라도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런 장치
를 하면 기계가 수시로 멈추게 돼서 작업이 지연된다는 이유로 운영을 하지 않았다는군
요. 
아무리 시정을 요구해도 발전회사는 들은 체도 않았다네요. 자기 아들들도 저런 작업장에
서 일 시킬 수 있었겠나요. 용균이처럼 발전소 일하다 죽은 노동자들이 5년간 무려 40명
이나 된다는군요.
안전장치 안하고 기계를 빨리빨리 돌리는 게, 그 때문에 죽고 다친 노동자들 손해배상해 
주는 것보다 더 이익이랍니다.  돈이 사람의 주인 된 세상입니다.
그렇습니다. “높은 데서 떨어진 내 아들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하고 기도하기에 앞서, 
스물 네 살 꽃 같은 용균이를 죽게 만드는 이 세상을 고치는 데 저는 무슨 일을 할 수 있을
까요?” 기도할 일입니다.
용균이는 비정규직을 없애는 일에 열심이었습니다. 아들처럼 역시 비정규직 노동자였던 
용균이 어머니는 이렇게 마음을 다잡았답니다.
“너 많이 보고 싶어. 너는 갔지만 엄마는 네가 원했던 그 뜻을 찾아 살 거야. 아들 사랑한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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