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곳을 위해 생각하고 실천하는
따뜻한 사회
공동선을 이룩합시다.
| 회사 소개 | 게시판 | 구독 신청 | 관련 사이트   
- 기사 검색
- 기사 분류
  (공동선 단행본)
  (공동선 알림)
  공동선 강론
  공동선을 열며
  공선옥의 풍경과 사
  권두인터뷰
  그 사람
  글 하나 마음 열
  기타
  길 위의 명상
  나의 길
  나의묵상
  대화
  문화
  민들레국수집
  성공하는 협동조합을
  성찰하는 삶
  세상읽기
  아름다운 사람
  어머니
  연재
  이사람
  인터뷰
  일상의 이면
  조광호신부 그림
  탐방
  특집
- 공동선 과월호 리스트

《이전 페이지로 이동》
통권 139호【문화】『 먹고 싶은 것이 그림의 떡인 사람들… 』 - 서영남 -
<<나눔 문화_민들레 홀씨 되어>> 

먹고 싶은 것이 그림의 떡인 사람들…
-자유공원 아래 마을에서 90이 넘으신 노모와 단 둘이 살고 있습니다. 민들레국수집에서 
밥을 먹습니다. 매일 민들레희망센터에 와서 독후감을 발표하고 받는 3,000원은 노모께 
드린답니다. 

서영남 / 인천에서 <민들레국수집>이라는 무료식당을 하며, 가난한 모든 분들에게 식사
를 제공하고 있으며, 현재 필리핀에서도 같은 일을 하고 있다

민들레국수집에 찾아오신 손님들에게 장난을 걸 때도 있습니다. “달걀프라이 한 개에 오
백 원, 두 개에 이백 원입니다.” 열이면 열 손님이 달걀프라이 하나만 달라고 합니다. 왜 
두 개에 이백 원인데 하나만 달라고 하는지 물어보면 “다른 사람들도 먹어야지요.” 이렇
게 대답을 합니다. “그런데 돈은 있나요?”, “없어요.”, “그럼 그냥 드릴게요.” 동전 한 푼
도 없는 가난한 우리 손님들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나보다 남을 걱정합니다. 다른 사
람도 먹어야 한답니다. 
한파가 꽃섬고개에 몰아치는 어느 날 아침이었습니다. 오전 열 시에 문을 여는 민들레국
수집 건너 편 교회건물 뒤편에 몇 명의 노숙 손님들이 바람을 피해서 기다립니다. 그 손님
들 중에 처음 보는 손님이 보였습니다. 들어올까 말까 어쩔 줄 모릅니다. 추운데 빨리 들
어오라고 재촉했더니 들어옵니다. 앞 사람이 하는 것처럼 접시에 밥과 반찬을 담게 했습
니다. 밥을 허겁지겁 먹습니다. 

(1) 내가 노숙을 하게 될 줄이야.
내가 노숙을 하게 될 줄이야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군대를 갔다 왔고, 결혼도 했었
습니다. 아내와 함께 작은 국밥집을 운영했습니다. 죽어라고 일을 해도 먹고 살기가 힘들
었습니다. 돈을 벌기는커녕 빚만 늘었습니다. 결국은 아내와 갈라섰습니다. 둘 사이에 자
녀가 없어서 그나마 홀가분했습니다.
그래도 먹고 살아야 했습니다. 겨우 조그만 토스트 가게를 열었습니다. 3년을 아등바등 
살았습니다. 가게 월세도 낼 수 없었고 보증금마저 날아갔습니다. 모든 것을 정리하니까 
주머니에 백 몇 십만 원이 남았습니다. 어느새 나이는 마흔 넷입니다. 살던 곳을 떠나 무
작정 서울로 가방 하나 들고 올라왔습니다. 
십년 만에 친구를 찾아갔습니다. 차마 도와달라는 말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친구도 왜 왔
는지 물어보지도 않습니다. 커피 한 잔 마시고 그냥 돌아섰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도와줄 사람이 없습니다. 주머니에 돈이 백만 원도 남지 않았습니다. 숙
식을 하면서 일할 수 있는 곳을 찾아도 찾을 길이 없습니다. 며칠 동안 서울을 헤맸습니
다. 여인숙에 들어가서 잘 돈도 없습니다. 가방은 지하철 물품보관소에 맡겼습니다. 수중
에는 몇 만원뿐입니다.
피씨방에서 몸을 의탁할 수 있는 곳들을 검색해봤습니다. 인천 민들레국수집이 그나마 노
숙자를 잘 도와준다는 이야기가 제법 있습니다. 전에 우연히 인간극장을 봤던 것도 생각
이 났습니다. 무작정 전철을 타고 동인천으로 갔습니다. 민들레국수집이 있다는 동네를 
세 시간도 넘게 돌아다녔습니다. 거기가 거기 같고 여기가 거기 같습니다. 국수집을 찾지
도 못했는데 날이 어두워졌습니다. 배가 고픕니다. 라면과 김밥 하나를 먹었습니다. 수중
에 딱 만 원 남았습니다. 여인숙에 들어갈 수도 없습니다. 한 시간에 500원 하는 피씨방
을 발견했습니다. 적어도 열 시간은 추위를 피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피씨방에서 인터
넷 검색을 다시 했습니다. 민들레국수집 지도를 확인하고 또 다시 확인했습니다.
뜬 눈으로 밤을 새우고 아침에 다시 동인천역 광장으로 갔습니다. 차마 민들레국수집이 
어딘지 물어볼 용기가 나질 않습니다. 마침 우편배달을 하는 분이 있어서 물어봤더니 천
천히 자기를 따라오라고 합니다. 그렇게 민들레국수집을 찾아갔습니다. 몇 사람이 밖에
서 서성이고 있습니다. 열 시부터 밥을 먹을 수 있답니다.
꼴찌부터 들어오라고 합니다. 그러다가 오늘 처음 온 분이네! 빨리 들어오라고 합니다. 
앞 사람이 하는 것처럼 밥과 반찬을 담았습니다. 배가 고픕니다. 밥을 먹어도 머릿속은 근
심걱정이 가득했습니다. 이젠 뭘 하지… 점심은 어떻게 먹지… 이젠 돈도 떨어졌는데… 
막막합니다.
밥을 먹고 국수집을 나서려는 데 붙잡습니다. 민들레희망센터에 가면 샤워하고 빨래하고 
빨래가 마르는 동안에 책을 읽고 독후감을 발표하면 3천원을 준답니다. 3천원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센터까지 따라갔습니다.
민들레희망센터에 들어갔습니다. 따뜻합니다. 간단하게 회원가입을 했습니다. 술만 먹고 
오지 않는다면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빨래를 할 수 있었고 샤워를 할 수 있
었습니다. 살 것 같습니다. 빨래가 마르는 동안 조그만 책을 한 권 골라서 읽었습니다. 독
후감을 쓰라면서 공책을 줍니다. 독후감을 쓰려니 막막했습니다. 그런데 대강 베껴도 된
다고 합니다. 짧게 쓴 글을 소리 내어 읽었습니다. 잘 읽었다면서 천 원짜리 석 장을 줍니
다. 그러면서 베로니카께서 물어봅니다. 춥지는 않는지? 언제부터 노숙을 했는지? 오늘 
밤 잘 곳은 있는지? 짧게 처지를 이야기 했습니다. 그랬더니 두꺼운 옷을 줍니다. 갈 곳
이 없으면 찜질방에서 지내면서 밥은 국수집에서 먹으면서 일자리를 찾으면 어떤지 물어
봅니다. 고맙다고 했습니다. 
민들레국수집에 가서 이른 저녁을 먹고 봉사자 분과 함께 찜질방으로 갔습니다. 가면서 
봉사자 분이 이야기를 합니다. 자기도 노숙을 했는데 한 달 전에 민들레국수집에 밥을 먹
으러 왔다가 찜질방에서 자고 밥은 국수집에서 먹고 그러면서 겨울이 지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합니다.

(2) 양념 치킨이 먹고 싶어요.
57세 남자 노숙인입니다. 최00님입니다. 서울 남대문 지하도에서 노숙을 합니다. 민들레
국수집에는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와서 밥 먹고 민들레희망센터에 들려 샤워하고 옷도 
갈아입고 그럽니다. 왜 시설에는 들어가지 않는지 물어왔습니다. 간섭이 너무 심해서 마
음 편히 지하도에서 지내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손님은 무엇이 제일 먹고 싶어요? 양념 치킨을 먹고 싶다고 합니다. 먹고는 싶은데 자기 
형편으로는 그림의 떡이랍니다. 양념 치킨을 사 먹을 돈이면 몇 끼니를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데 그런 사치를 부릴 꿈조차 꾸지 못한답니다. 그래서 다음 주에 양념 치킨을 준비해 
놓고 콜라까지 준비해 놓고 기다리겠다고 했습니다. 시간은 월요일 오후 3시로 약속했습
니다. 꼭 그 시간에 맞춰서 오겠다고 몇 번을 약속했습니다.
드디어 양념 치킨을 대접하기로 한 날입니다. 점심을 먹은 다음에 닭강정으로 유명한 신
포시장까지 걸어서 갔습니다. 가는 길에 우리 손님들 몇 분도 만났습니다. 제일 유명한 닭
강정 집에는 길게 줄서서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이 많습니다. 저도 줄을 섰습니다. 매콤한 
닭강정이 17,000원이고 프라이드치킨도 17,000원입니다. 두 가지를 샀습니다.
오후 3시에 기다리던 우리 손님이 왔습니다. 양념치킨을 많이 먹으려고 아침도 굶고 왔다
고 합니다. 두 마리를 다 먹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합니다. 콜라 한 잔을 곁들여서 맛있게 
먹습니다. 참 맛있다고 합니다. 반이나 먹었을 것입니다. 도저히 배가 불러서 못 먹겠답니
다. 정말 고맙다고 인사합니다. 

(3) 저 대신 어머니에게 드리면 좋겠어요.
민들레국수집이 운영하는 민들레희망센터는 노숙하시는 분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곳입니
다. 음주상태만 아니면 무상으로 샤워하고 빨래하고 책도 보고 인터넷도 이용할 수 있습
니다. 커피도 마실 수 있습니다. 낮잠도 잘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매일 독후감 발표 모임도 
합니다. 노숙하시는 우리 손님이 책을 읽고 간단하게 발표하면 독서 장려금으로 3,000원
을 드립니다. 그리고 몸살이 났거나 노숙하게 어려운 날에는 찜질방 표도 나눠드립니다. 
무료 진료도 하고 약도 나눠드리고, 민들레 옷가게에서는 무상으로 옷도 나눠 드립니다. 
그리고 매달 한 번 인문학 강의가 있습니다. 20명에서 30명 정도가 참석합니다. 인문학 강
의를 하는 날은 김밥과 신포 닭강정 그리고 과자와 음료수와 막걸리는 한 잔 정도 마실 
수 있게 해 드립니다. 그리고 그날 밤에는 노숙을 하지 말고 찜질방에서 잘 수 있도록 찜
질방 표와 찜질방에서 입는 옷값 천 원까지 드립니다.
지난 번 인문학 강의가 있는 날 이런 프로그램을 했습니다. 가장 먹고픈 음식 이야기를 하
는 것입니다. 한 분 한 분이 먹고픈 음식을 이야기하고 그 음식에 대한 사연을 나누는 것
입니다. 오징어 물회, 갈비탕, 갈비찜(돼지갈비찜도 좋다고 합니다), 통닭, 탕수육, 꽃게
무침, 안동 식혜, 케이크, 삼겹살 등등을 먹고 싶다고 합니다.
사실 노숙하는 처지에서 먹고픈 음식은 그림의 떡입니다. 모든 손님에게 대접해드리고는 
싶지만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한 주일에 한 명에게 대접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첫 번째 초대 손님으로 통닭이 드시고 싶다는 분을 뽑았습니다.
첫 번째 초대 손님은 김00님입니다. 68세입니다. 자유공원 아래 마을에서 90이 넘으신 노
모와 단 둘이 살고 있습니다. 민들레국수집에서 밥을 먹습니다. 매일 민들레희망센터에 
와서 독후감을 발표하고 받는 3,000원은 노모께 드린답니다. 
내일 오후 3시 반에 민들레국수집에 오시면 전기구이 통닭을 대접해 드리겠다고 했습니
다. 그런데 이런 말을 합니다. 자기는 민들레국수집에서 항상 잘 먹고 있다고 합니다. 자
기가 먹는 대신에 통닭을 어머니께 가져다드리고 싶다고 합니다. 좋다고 했습니다. 그런
데 어머니는 무얼 좋아하시는지 물어봤습니다. 프라이드치킨을 좋아하신답니다. 민들레
국수집 근처에 있는 치킨 집에 프라이드치킨을 주문해 놓았습니다. 내일 독후감 발표 후
에 오시면 드리겠다고 했습니다.
고민이 생겼습니다. 안동 식혜와 오징어 물회는 어떻게 준비할 수 있을까. 
《이전 페이지로 이동》

Copyright(C)2003 by 도서출판 공동선 All rights reserved.
서울시 강남구 강남대로 442 흥국생명빌딩 7층 Tel : 02-558-2746 Fax : 02-557-4176 사업자등록번호 : 대표이사 : 김형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