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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권 140호【공동선을 열며】『 2018년 5월/6월-마른 뼈에 힘줄과 살이 돋으리니 』 - 김형태 -
<<공동선을 열며>>

마른 뼈에 힘줄과 살이 돋으리니

김형태 / 발행인, 법무법인 <덕수> 대표변호사

아버지 누워 계신 산비탈 언덕엔 사시사철 바람이 붑니다. 
언덕 저 아래로 북녘 땅을 흘러내려온 임진강과 예성강이 한강으로 하나 되고, 그 뒤엔 황
해도 연백평야며 산들이 무연히 펼쳐져 있습니다. 
나이 서른에 노부모 평양 집에 두고, 걸어서 38선 넘고 열차 승강구 손잡이에 매달려 남으
로 내려왔다가 영영 고향에 못 돌아가고만 실향민 묘역답게 지난 한식 때도 바람은 저 건
너편 무연한 산줄기와 강들에서부터 세차게 불어왔습니다.
함경도 북쪽 끝 두만강 국경 마을 종성에 노모를 두고 내려온 내 친구 아버지 김규동 시인
은 생전에 <두만강에 두고 온 작은 배>라는 시를 썼습니다.
“가고 있을까/ 나의 작은 배/ 두만강에
 반백년/ 비바람에/ 너 홀로
 백두산 줄기/ 그 강가에/ 한줌 흙이 된 작은 배”
이제 북녘에 두고 온 어머니를 오매불망 그리던 저 이들도 다 세상을 뜨고, 남에서 낳은 
그 아들들이 환갑을 넘겼습니다.
그 사이에 무력충돌과 적대행위를 ‘일시적으로’정지한다는 정전협정의 이름이 무색하게 
65년의 긴 세월이 흘러갔습니다. ‘당신의 눈에는 천 년이 하루 같다’고 구약 성서 시편이 
노래하고 있지만, 결국 고향으로 못 돌아가고 삶을 마감하신 우리 아버지나 김규동 시인
에게 65년 세월을 일시적이라 표현하는 건 너무나 터무니없고 가혹한 일입니다.
정전 65년, 이제 비로소 전쟁이 완전히 끝이 났다는 종전 선언을 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하
자는 논의가 남북과 미, 중 사이에 시작되고 있습니다. 
한국전쟁에 남북 뿐 아니라 미국, 중국이 당사자로 되어 있다는 건 이 전쟁이 세계 자본주
의와 사회주의 세력들 간의 대리전임을 단적으로 보여 줍니다. 그러니 문제의 해결도 남
과 북의 힘만으로는 도저히 안 되는 고약한 덫에 걸려있는 셈입니다.
북은 우리와는 달리 전시 지원국이던 중국이나 러시아의 입김에서 나름 어느 정도 벗어
나 있지만, 우리는 남북이 분단되어 있는 한 정치, 경제, 군사, 문화 모든 부문에 걸쳐 미
국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는 형편입니다.
한미상호방위조약 제4조가 이를 잘 보여줍니다. 미국이 그 군대를 한국영토에 배치할 권
리를 한국은‘허여許與’하고 미국은 이를 ‘수락’한다고 하여 한국의 미군주둔 요청을 미국
이 선심 써서 받아준다는 식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대통령 탄핵 같은 국내 정치 문제에서 조차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광장으로 나
가는 이들이 있는 걸 보면 미국이 우리에게 ‘갑 중에 갑’인 건 분명해 보입니다.
그런데 태극기, 성조기 노인들이 신처럼 받들어 모시는 바로 그 박정희 대통령은 1972년 
북의 김일성 주석과 7・4 공동성명을 채택하면서 ‘자주’, ‘평화’, ‘민족대단결’의 평
화통일 3대원칙에 합의했습니다. ‘미국 등 외세를 배제하고 자주적으로 평화롭게 민족 대
단결을 하자.’ 걸핏하면 평양을 폭격하겠다고 겁을 주는 미국으로서는 기겁을 할 내용입
니다. 
하지만 이 평화통일 3원칙은 그 뒤로도 보수 노태우 정권이나 진보 김대중, 노무현 정권
에서 그대로 이어져 왔습니다. 김대중 대통령 시절의 6・15 남북공동선언이나 노
무현 대통령의 10・4 공동선언에서는 ‘우리 민족끼리 정신에 따라 통일을 자주적으
로 해결해 나간다’는 표현에까지 나아갔습니다.
박 대통령 때부터 시작된 이런 ‘우리끼리’가 과연 가능한 일이긴 한 걸까요? 
자존심 상하는 일이지만 아니겠지요. 그래서 현 정권은 애처로워 보일 정도로 미국과 중
국을 치어올리고 그 비위를 맞추면서 남북 화해를 모색합니다. 이런 우리 현실은 저 옛날 
건달 가랭이 사이를 기어간 한신 처지 같기도 합니다. 그래도 그는 결국 한나라 고조 유방
을 도와 천하를 통일했지요. 
다행스럽게도 남과 북, 미국과 중국이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에 그 어느 때보다도 의
견 접근을 보고 있는 듯합니다.
남북이 평화공존 단계를 거쳐 마침내 하나가 될 때라야 우리는 비로소 완전한 자주 독립
국가를 내외에 선포할 수 있을 겁니다.
구약 시대 강대국 바빌론에 포로로 끌려간 에제키엘은 유대 민족의 해방과 유다와 이스라
엘로 나뉜 남북왕국의 통일을 예언하며 노래했습니다. ‘마른 뼈와 뼈가 서로 다가서고 힘
줄이 생기고 살이 올라오며 그 위로 살갗이 덮이고 숨이 불어넣어지리니.’
그렇습니다. 임진강, 예성강, 한강을 바라보는 언덕에 세찬 바람 맞으며 누워 계신 우리 
아버지의 마른 뼈에, 두만강에 두고 온 작은 배를 그리며 모란 공원에 누워 계신 친구 아
버지의 마른 뼈에, 힘줄이 생기고 살이 오르고 숨이 불어 넣어져 평양으로 종성으로 힘차
게 달려갈 날이 반드시 올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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