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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권 139호【공동선을 열며】『 “착한 일을 해봐, 그러면 구원받고, 해탈할 거야” 』 - 김형태 -
<<공동선을 열며>>

“착한 일을 해봐, 그러면 구원받고, 해탈할 거야”

김형태 / 발행인, 법무법인 <덕수> 대표변호사

“오오, 주님, 믿음 없이 교만하게 살아온 죄 많은 저에게 이처럼 큰 은혜를 경험하게 해 주
신 나의 주 예수 그리스도께 감사와 찬양을 올립니다.”
높은 자리에 있다가 물러난 한 전직 검사가 수많은 신도들 앞에서 이렇게 예수님께 회개
하고 용서를 청하며 감사와 찬양의 눈물을 흘렸답니다. 
그는 지난 번 나라를 뒤흔든 국정농단사건에서 자신에 대한 수사를 할 수도 있었던 후배 
검사들을 상대로 국민세금으로 식사접대하고 격려금 명목의 촌지를 준 일로 인해 자리에
서 물러났습니다. 
그가 한참 잘 나갈 때는 모시던 장관조차 “저 녀석이 나를 모시는 건지 내가 저 녀석을 모
시는 건지 모르겠다.”고 푸념을 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는 장관과 많은 검사들이 있는 자리에서 술에 취한 채 후배 여검사를 성추행하고 그 뒤
에도 지속적으로 인사상 불이익을 주었다는 혐의로 얼마 전 수사 대상에 올랐습니다. 최
고 권력의 자리에서 어느 날 자고 일어나 보니 졸지에 힘없는, 남들에게 손가락질 받는 자
리에 떨어진 겁니다. 그가 느꼈을 충격과 좌절감은 본인이 아니면 절대 짐작도 못할 것입
니다.
‘믿음 없이 교만하게 살아온 죄 많은 저’라는 그의 참회가 절절하게 다가옵니다. 역경과 고
난은 사람들을 겸손하게 하고 더 큰 이를 향해 ‘살려 주십시오’ 빌게 만듭니다. 
그리고 그 크신 분이 나를 용서하고 살려주실 거라 ‘믿으면’ 나는 구원받게 되고 그래서 
그 분을 향한 감사와 찬양을 아니 올릴 수 없습니다. 
이런 처지에 빠진 이들이 겪는 이와 같은 일련의 과정들은 고통에서 벗어나 다시 살기 위
한 본능적 심리적 몸부림이어서 거의 공식처럼 비슷한 모습으로 전개됩니다. 
이는 비단 그리스도교뿐 아니라 모든 종교들이 가지고 있는 위안과 치유의 기능을 잘 보
여줍니다. 많은 이들이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서, 혹은 지옥도에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윤
회의 공포에서, 아니면 당장 이 현실이 주는 어마어마한 고통에서 벗어나려고 종교에 귀
의하여 참회하고 용서를 빌고 집착을 떨어버리려 애씁니다. 너무도 자연스런 ‘존재’의 속
성입니다.
하지만 이런 종교행위들의 맨 밑바닥에는, 내가 이 세상에서는 물론이고 태어나기 전부
터 그리고 죽은 후에까지도 고정되고 독립된 실체로서 영원히 존재한다고 굳게 믿고, 이 
‘나’를 온 우주의 중심으로 삼는 지독히 자기중심적인 사고가 엿보입니다.
대개의 그리스도인들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 감사와 찬양’을 올리는 것은 바로 ‘나’
를 구원해 주셨기 때문이니, 여전히 모든 것의 중심은 개체인 ‘나’이고 전체이신 당신은 그
저 나를 잘되게 해주는 하나의 도구에 불과할 뿐.
이는 스승님들의 가르침과는 정반대입니다.
나의 구원이나 나의 해탈은 이 자기중심적 ‘나’가 사라지는 것임을, 그것은 바로 이웃과 삼
라만상을 향한 사랑과 자비임을 스승님들은 몸소 보여주셨습니다.
저 전직 검사는 자신의 ‘교만’에 대해서는 예수 그리스도께 회개와 용서를 빌었다지만 정
작 자신의 여러 ‘구체적인 행위들’에 대해서는 아직도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듯합니
다. 자신은 억울하지만 주님이 이 억울한 시련을 통해서 교만을 깨뜨려주신 걸 감사드린
다는 걸로 읽힙니다.
이런 그에 대해, 성추행과 인사상 불이익을 당한 후배 여검사는 회개와 용서는 피해자에
게 먼저 청하라고 외쳤습니다.
신경림 시인은 나이 칠십이 넘어 “용서”라는 제목으로 이런 시를 썼습니다.
“성당 앞 골목에서 아이들이 개미 떼를 짓밟고 있다./ 어떤 놈은 몸이 두 동강이 나고 어
떤 놈은 머리가 땅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다./ 다리가 동강 떨어져나간 몸통만을 가지
고 땅바닥을 허우적거리는 놈도 있다./ 아이들은 더 신명이 난다. 조각조각 찢다 못해 가
루가 되도록 짓이기는 녀석도 있다./ 개미굴은 아예 까뭉개져 자취도 없다.
그 밤 나는 꿈을 꾸었다./ 내가 개미가 되어 거대한 존재한테 짓이겨지는./ 내가 사는 도
시가 조각배처럼 흔들리고 큰 건물들이 종이집처럼 맥없이 주저앉는./ 나와 내 이웃들이 
흔들리는 골목을 고래의 뱃속에서처럼 서로 부딪치고 박치기를 하며 우왕좌왕하는./ 우리
가 사는 것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 우리의 존재와도 우리의 생각과도 우리의 증오와도 우
리의 사랑과도 그 밖의 우리의 아무 것과도 상관이 없는 그 거대한 존재를 향해, 오오, 주
여 용서하소서, 끊임없이 울부짖는./ 천년을 만년을 울부짖기만 하는.
누가 누구를 용서하고, 무엇 때문에 용서하는지도 모르면서.” 
이 시를 읽으며 문득, 2차 바티칸 공의회의 신학적 기초를 놓은 칼 라너 교수 신부의 이런 
말이 떠오릅니다. “대부분 그리스도인이 믿는 식의 신이 실재로 존재하지 않는 것이 얼마
나 고마운지 모르겠다.”
그래, 바로 나의 모습이기도 한 저 전직 검사는 누구를 향해 무엇 때문에 무슨 용서를 구
한 걸까? 
얼마 전 죽을 고생을 하며 인도를 여행하다가 길가 입간판에 씌어 있는 글귀가 눈에, 아
니 마음에 확 들어 왔습니다.
“Do good, Be good.”
나는 이 말을 이렇게 읽었습니다.
“착한 일을 해봐. 그러면 구원받고, 해탈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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